‘돈을 버는 일’과 ‘좋아하는 일’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다면,

어느 것이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직업이라는 건 그저 선택의 문제예요.

좋아하는 일로 생계를 유지하고 심지어 성공한다는 건

판타지에 가까울 만큼 어려운 일입니다.

꾸준한 회사생활로 일단의 성공을 쟁취하는 것도 무척 어렵지요.

일의 세계를 그 둘로 간단히 나눠버릴 수도 없습니다.

일이라는 단어의 결은 무한에 가까워요.

우주에 가까운 경우의 수가 존재합니다.

 

그러니 너무 진지해지지 마세요.

한 번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한다는 말에 속지 마세요.

지금 내가 하고 싶은 것과 세상이 원하는 것 사이에서 꾸준히 빈틈을 찾으세요.

내면에 집중하며 외부에 대한 관심을 잃지 마세요.

일은 그 첨예한 틈, 공들여 해낸 것을 돈으로 바꿀 수 있는 영역 어딘가에서

언젠가 빛날 거라 믿는 모습으로 존재하고 있을 겁니다.

저는 조금 더 먼 곳에 깃발을 꽂아두려고 해요.

 

그래야 오래 달릴 수 있으니까. 인생은 길고

첫 직장이나 두 번째 직장, 20대에 선택한 직업이

평생을 결정하는 시대는 이미 끝났기 때문입니다.

 

- 정우성 저, <산책하듯 가볍게> 중에서

 

 

 

 

어쩌면 우리는 모두 각자의 지도를 들고 미지의 땅을 헤매는 여행자 같아요.

누구와 만나고 헤어지든 서로에게 위도와 경도가 된다는 사실이

여행자에게는 얼마나 큰 배움인가요.

 

좋았던 곳은 언제든 다시 갈 수 있을 겁니다.

피하고 싶은 곳을 다시 찾는 일은 없을 거예요.

그렇게 크고 작은 경험들을 나만의 지도 위에 새겨둡니다.

사람이 곧 여행이라고 생각하면 회복할 수 없을 것 같던

크고 작은 상처도 조금씩 아물게 되거든요.

우리가 들고 있는 지도의 크기를 지금은 가늠할 수 없을 테니까.

 

살아있는 한 여행은 끝나지 않고,

내일도 우리는 새로운 누군가와 만나게 될 테니까요.

 

- 정우성 저, <산책하듯 가볍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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