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져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 김수영 시, <풀>

 

꽃씨를 건네며 너는 말했지.
함께 기쁜 꽃을 피워 보자고.
씨앗 속 너의 꽃은
내 마음에 먼저 피었다고.

꽃씨를 뿌리며 너는 말했지.
활짝 피기 전에도
너는 언제나 내게 꽃이라고.
함께한 우리의 시간이 꽃이라고.

-남정림 시 <우정의 꽃씨>

 

아직 피우지 않은 꽃이더라도,
늘 곁에서 응원해주는 사람들이 있기에
오늘도 좋은 사람이 되겠노라 다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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