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생가연 엮여진 두 사람
세상이란 넓은 숲속 들어선 날
날은 깜깜하고 비바람 앞을 가린 길

뒤엉켜 우거진 거친 넝쿨 사이
얼핏얼핏 비추는 밝은 햇살 따라
두 사람 잰걸음 바쁘게 걸었다

한숨 돌려 잠시 뒤돌아본 곳
그 깊은 숲길은 저만치 있고
이제 손 꼭 잡고 앉은 초로의 두 사람

저녁놀 붉게 물든 언덕
뒷바람 부딪치는 서늘한 인생길
세월에 퇴색된 하얀 두 그림자
힘없이 너풀대며 떠밀려가고 있다

-월출 한종덕 시, <둘이 가는 길>

 

함께 늙어가는 노년의 두 사람에게
수고했다고, 잘 견뎌냈다고 이 시를 바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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