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생가연 엮여진 두 사람

세상이란 넓은 숲속 들어선 날

날은 깜깜하고 비바람 앞을 가린 길

 

뒤엉켜 우거진 거친 넝쿨 사이

얼핏얼핏 비추는 밝은 햇살 따라

두 사람 잰걸음 바쁘게 걸었다

 

한숨 돌려 잠시 뒤돌아본 곳

그 깊은 숲길은 저만치 있고

이제 손 꼭 잡고 앉은 초로의 두 사람

 

저녁놀 붉게 물든 언덕

뒷바람 부딪치는 서늘한 인생길

세월에 퇴색된 하얀 두 그림자

힘없이 너풀대며 떠밀려가고 있다

-월출 한종덕 시, <둘이 가는 길>

 

함께 늙어가는 노년의 두 사람에게

수고했다고, 잘 견뎌냈다고 이 시를 바칩니다

 

여기 전에 알지 못하던
어떤 분명하고 성스런 약이 있어
오직 감각뿐이던 내게 분별력이 생겨
신이 그러하듯 사려 깊고 신중해진다.

전에는 듣지 못하던 귀와 보지 못하던 눈에
이제는 들리고 보인다.
세월을 살던 내가 순간을 살고
배운 말만 알던 내가 이제 진리를 안다.

소리 너머의 소리를 듣고
빛 너머의 빛을 본다.
태양이 그 빛을 잃을 만큼.

 

– 헨리 데이빗 소로우, 월든 숲에서 쓴 시.

 

강물 같은 노래를 품고 사는 사람은

내내 어두웠던 산들이 저녁이 되면

왜 강으로 스미어 꿈을 꾸다

밤이 깊을수록 말없이 서로를 쓰다듬으며

부둥켜안은 채 느긋하게 정들어 가는지를

지독한 외로움에 쩔쩔매본 사람은 알게 되지

그 슬픔에 굴하지 않고 비켜서지 않으며

어느 결에 반짝이는 꽃눈을 닫고

우렁우렁 잎들을 키우는 사랑이야말로

짙푸른 숲이 되고 산이 되어

메아리로 남는다는 것을

누가 뭐래도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이 모든 외로움 이겨낸 바로 그 사람

누가 뭐래도 그대는 꽃보다 아름다워

노래의 온기를 품고 사는 바로 그대 바로 당신

바로 우린 참사랑

 

 

굳은 의지로 살아가는 이 시대의 사람들을 응원하는 노래, 안치환의 <사람은 꽃보다 아름다워>입니다. 굳건한 사람들의 아름다운 단상을 꽃에 비유한 노랫말처럼 꽃보다 아름다운 여러분의 봄을 응원합니다!

나는 차근차근 쌓인 진짜 실력은 어느 순간 빛나게 된다고 믿어.
빛나는 사람의 말 한마디는 무겁거든.
그 사람에게는 세상을 읽는 힘이 있어서,
다른 사람들이 그의 말과 지혜에 기대게 되기도 하고.

나는 네가 우연에 의존하지 않길 바라.
뜻밖의 좋은 결과에는 겸손할 줄 알고,
의외의 낮은 결과를 마주해도 좌절하지 않고
자신을 돌아볼 줄 아는 사람이 된다면 좋겠어.
그렇게 몇 년 지내며 진짜 실력을 닦으면,
머지않아 빛나는 사람이 되지 않을까.

 

-이경준 <쪽지종례>중에서

 

선생님의 말을 빌려 당신에게 힘이 되는 말을 전합니다.
당신의 반복되는 하루하루가 모여 빛나는 내일이 완성될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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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물 같은 노래를 품고 사는 사람은
내내 어두웠던 산들이 저녁이 되면
왜 강으로 스미어 꿈을 꾸다
밤이 깊을수록 말없이 서로를 쓰다듬으며
부둥켜안은 채 느긋하게 정들어 가는지를
지독한 외로움에 쩔쩔매본 사람은 알게 되지

그 슬픔에 굴하지 않고 비켜서지 않으며
어느 결에 반짝이는 꽃눈을 닫고
우렁우렁 잎들을 키우는 사랑이야말로
짙푸른 숲이 되고 산이 되어
메아리로 남는다는 것을

누가 뭐래도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이 모든 외로움 이겨낸 바로 그 사람
누가 뭐래도 그대는 꽃보다 아름다워
노래의 온기를 품고 사는 바로 그대 바로 당신
바로 우린 참사랑

 

굳은 의지로 살아가는 이 시대의 사람들을 응원하는 노래, 안치환의 <사람은 꽃보다 아름다워>입니다.

굳건한 사람들의 아름다운 단상을 꽃에 비유한 노랫말처럼 꽃보다 아름다운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휠체어에 몸 싣고
가파른 비탈 오른다
땀이 팥죽이 되어 흐른다

턱이 틀리고 팔이 휘어 뒤뚱 뒤뚱
몸을 움직인다
걷고 걸어도 그 자리 맴돈다

눈꺼풀 닫혀 하늘 못 보면서
더듬이 지팡이 의지해 한 발짝씩 발을 뗀다
손끝이 눈이 되어 여기저기 살피지만
꽃도 하늘도 까맣기만 하다

입을 열어도 한마디 말 나오지 않으니
수화와 필담으로 겨우 얼굴 편다
가슴 치며 토로한 심장의 소리가
허공을 떠 다닌다

눈과 귀와 사지 온전한 사람 보면
부러워 눈물 쏟지만
그들과 견주지는 않는다
어느 정도는 포기한다
그리고 용서한다

장애인 곁에서 천사동무 지켜주고
김밥 할머니 주머니에서 나온
청화(淸貨)가 새옷 되어 다가온다

장애인의 날에
장애인도 울고
천사동무도 울고
김밥할머니도 울었지만
그들은 이내 환하게 웃었다

 

– 염홍철의 시 <함께 웃었다 – 장애인의 날에>

 

너,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
오늘의 일은 오늘의 일로 충분하다
조금쯤 모자라거나 비뚤어진 구석이 있다면
내일 다시 하거나 내일
다시 고쳐서 하면 된다
조그마한 성공도 성공이다
그만큼에서 그치거나 만족하라는 말이 아니고
작은 성공을 슬퍼하거나
그것을 빌미 삼아 스스로를 나무라거나
힘들게 하지 말자는 말이다
나는 오늘도 많은 일들과 만났고
견딜 수 없는 일들까지 견뎠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 셈이다
그렇다면 나 자신을 오히려 칭찬해주고
보듬어 껴안아줄 일이다
오늘을 믿고 기대한 것처럼
내일을 또 믿고 기대해라

오늘의 일은 오늘의 일로 충분하다
너, 너무도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

 

– 나태주 시, <너무 잘 하려고 애쓰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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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라만상은 만남으로 이루어진다. 물과 불이 만나 천지자연이 생겨났다.

 

수소와 산소가 만나면 물이 된다. 그런데 물을 잘 살펴보면, 그 안에 수소와 산소가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하지만 우리가 물을 마실 때, 물을 마시는 것이지 수소와 산소를 마시는 건 아니다.

 

우리가 목이 마를 때, 수소와 산소를 아무리 마셔도 목마름은 가셔지지 않을 것이다.

 

만남은 이렇게 전혀 다른 존재를 탄생하게 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구성 성분들을 절대로 희생시키는 것은 아니다.

 

모든 존재에는 그 존재를 이룬 것들이 온전히 보존되어 있다.

 

가족도 그렇게 되어야 한다. 부모와 자녀들도 자신들을 전혀 희생시키지 않고, 가족을 구성해야 한다.

 

‘희생’이라는 것은 자신을 죽이는 것이 아니다. 자신을 다른 존재와 온전히 만나게 하는 것이다.

 

한 알의 밀알이 흙과 온전히 만나 많은 밀알로 거듭나는 것이다. 그 밀알들 안에 하나의 밀알은 온전히 보존되어 있다.

 

이 세상에 사라지는 것들은 없다. 끝없이 천변만화(千變萬化)하는 삼라만상의 만남이 있을 뿐이다.

 

우리가 사람(혹은 사물)을 만나고 나서 허전한 이유는 제대로 만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온전히 그에게 자신을 던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자신의 일부로 다른 존재와 만나면, 그것은 만남이 아니다. 온전히 자신을 던저 전혀 다른 존재로 재탄생해보아야 한다.

 

바람이 어디로부터 불어와

어디로 불려가는 것일까.

 

바람이 부는데

내 괴로움에는 이유가 없다.

 

내 괴로움에는 이유가 없을까,

 

– 윤동주 시 <바람이 불어> 중에서

 

시인은 바람과 온전히 만나지 못하고 있다.

그는 어렴풋이 느끼고 있다. 바람일 무슨 말을 하는지를.

끝내 그는 바람의 소리를 따라 다른 세상으로 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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